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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력을 잃고 더 간절해진 꿈, 무용으로 ‘희망의 빛’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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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luxart
    댓글 0건 조회 268회 작성일 21-03-0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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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주부 권기혜씨(오른쪽)가 4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사회체육센터에서 댄스스포츠를 연습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시작하는 것이 두려웠다. 건강할 때도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시력을 잃고 해낼 수 있을지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면 훗날 더 큰 한으로 남을 것만 같았다. 최선의 결과는 곤경 속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릴 적부터 가슴에 꽁꽁 묻어뒀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지팡이를 짚고 그렇게 희망의 공간을 찾았다.
    권기혜씨(59). 그는 시각장애 1급으로 빛만 분간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다른 시각장애인 단원들과 함께 지난달 열린 전국장애인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전국체전 자이브 종목에서 금메달, 룸바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권씨의 어릴 적 꿈은 무용가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예회 무대에 섰을 때의 흥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고등학교 때도 무용반에 들어가 꿈을 이어갔다. 하지만 가볍게 생각했던 야맹증이 심해지면서 시력이 조금씩 나빠졌고 그렇게 자신의 꿈을 묻을 수밖에 없었다. 결혼과 함께 주어진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도 춤을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됐다.
     1994년부터 권씨의 시력은 급격히 악화됐다. 시세포에 이상이 생기면서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권씨는 그때 오히려 어릴 적 꿈이 더 간절했다고 기억했다. 주저앉아 있기에는 삶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용기가 필요했다. 어둠 속에서 무대에 올랐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혼자 춤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취미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스스로 춤동작을 볼 수 없다는 절망감에 가족들의 눈을 피해 수없이 눈물도 흘렸다.

    그러던 권씨에게 2006년 희망의 빛이 찾아왔다. 서울 관악구 은천동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댄스스포츠 교실이 생긴 것이다. 권씨는 “당시 처음 연습하는 날은 마치 초등학교 때 무대에 섰던 흥분과 설렘이 다시 찾아온 것 같았다”고 했다. 권씨는 일주일에 4번 하루에 3시간씩 연습에 몰두했다.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권씨는 앞이 어느 정도 보이는 다른 연습생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권씨에게 자신감을 준 것은 강사 김자영씨(43)였다. 김씨는 시각장애인들을 가르치기 위해 남편에게 안대를 채우고 교육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권씨는 “코끼리 발만 만지면 코끼리인 것을 모르는 것처럼, 몸 전체의 움직임을 봐야 하는 춤에서도 일부만 봐서는 알 수 없었다”며 “선생님이 모든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정말 많은 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권씨는 4년 전부터 함께 연습해온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룩스빛’이라는 무용단도 만들었다. 여러 곳에 공연을 다니며, 내년 체전도 준비하고 있다.
    권씨는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수없이 상상하고 연습하면 원하는 춤을 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때마다 찾아와 응원해주고 ‘멋진 춤에 감동했다’며 격려해준 두 아들과 남편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강동구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2층 댄스스포츠 연습장. 20대 여성부터 백발의 70대 남성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7명이 쌍을 이뤄 댄스스포츠를 추고 있었다. 검은색 라틴댄스복을 입고 정열적으로 춤을 추는 권씨는 단연 눈에 띄었다. 쉬는 시간에는 동료 단원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이동이 가능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다음 무대에서는 더욱 멋진 춤을 보여드리겠다”며 구슬땀을 닦아냈다.

    입력 : 2013.07.04 21:54 수정 : 2013.07.04 22:32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7042154045&code=940100#csidx550bbf773ce665c8d076d759cf000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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